웅쓰띵킹

저물어가는 날

웅쓰띵킹 2023. 10. 30. 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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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진지하게 말한다. 나는 우울하다고. 이것은 기쁨을 느낄 구실이 되지 못한다. 몽상을 즐거움은 모순과 흐릿함에 있으며, 독특하고 불가해한 방식으로만 향유되기 때문이다.

나는 가끔식 매혹적이지만 부조리한 것들을 놓고 마음속으로 선입견 없이 관차을 한다. 그런 것들은 시가의 논리를 따르지 않으므로 내 눈으로는 볼 방도가 없다. 어디에서도 어디로도 연결되지 않는 다리, 시작도 끝도 없는 길, 거꾸로 물구나무를 선 풍경..., 불합리하고 비논리적이며, 모순적인 것, 우리를 현실로부터 분리하고 실용적 사고나 인간적 감정, 유용하고 슬모있는 행동에 대한 욕구 등 현실을 추상적 결과로부터 멀리 떼어놓는 모든 것. 이런 부조리함은 꿈속에서 달콤한 도취를 불러오는 그런 영혼의 상태가 권태롭게 변하는 것을 막아준다.

어떻게 그럴 수 있는지 방법은 나 자신도 모르지만, 나는 이 부조리한 것들을 바라볼 줄 아는 능력이 있다. 설명할 수는 없는 일이다. 그렇지만 나는 우리의 시각이 보지 못하는 그것들을 본다.

동쪽에서 서쪽까지, 우리는 삶을 부조리화한다.

-페르난두 페소아 <불안의 서> 371, 3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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